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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에게 희망 고문을 가하지 말라

2023-11-06 14:16

<발행인 현송 김기헌>


요즘 일부 정치인들이 하는 말과 행동을 보고 있자면, 견강부회(牽強附會)란 사자성어가 떠 오른다.


이 성어는 '무리하게 이어 붙이다' 또는 '인위적으로 끌어당기고 강제로 끼워 맞춘다.'라는 뜻이 있다. 


또, 전혀 가당치도 않은 말이나 주장을 억지로 끌어다 붙여 조건이나 이치에 맞추려고 하는 것을 비유한 말로, 도리나 이치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면서 합당하다고 우기며, 지나치게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견해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을 가리킬 때 쓰인다.


'견강부회는 본래 견합부회(牽合附會)로 썼다. 


이 고사성어는 송나라의 역사가 정초가 통지총서에서 '동중서이음양지학 창위차설 본우춘추 견합부회(董仲舒以陰陽之學 倡爲此說 本于春秋 牽合附會)'라고 쓴 데서 유래한다.


이 말의 뜻은 동중서가 음양학으로 이설을 창도하여 '춘추'에 억지로 끌어다 붙인 음양설을 비판하여 동중서의 주장보다 더 깊고 넓은 사유의 세계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 고전에 따르면, 논리적으로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나 사실들을 억지로 이어붙이거나 설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한의 유학자인 동중서(董仲舒)는 유교를 국가의 주된 이념으로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양(陽)은 귀하고 음(陰)은 천하다고 하는 음양설을 강조했다. 


후대의 송나라 시대 사람인 정초는 법과 제도를 해석하고 풀어쓰기 위해 '통지'를 저술했는데, 그는 자연현상의 변화가 다단하고 인간사의 화복을 예측할 수 없는 법인데도 사관들이 일식(日蝕) 따위의 순수한 자연현상의 이변을 견강부회하여 길흉의 조짐 따위로 해독해 붙이는 것을 경계했다.


그밖에 "영서연설(郢書燕說)"이란 표현이 있는데, 이는 영 땅의 사람이 쓴 편지를 연나라 사람이 잘못 해석하고도 자신이 해석한 내용대로 연나라를 다스렸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우리말에 "채반이 용수가 되게 우긴다"는 속담이 있는데 가당치도 않은 의견을 끝까지 주장한다는 말이다.

  

홍두깨로 소를 몬다는 속담 역시 무리한 일을 억지로 한다는 뜻으로 견강부회와 통하는 뜻이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해, 지역주민을 위해 일을 하겠다는데 이를 나무랄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정치인들은 다양한 이념과 가치관을 가질 수 있고, 이로 인해 그들의 말과 행동은 이들의 이념과 가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정책을 내놓고 선심 쓰듯 하는 국민을 선동하고, 우롱해서는 안 된다. 


혹자들은 언제 될지도 모르는 일에 대해 막연하게 기대를 하게 만드는 것을 두고 희망 고문이라고 표현한다. 


정치인들에게 바라 건데 정치 현안이던, 지역 현안이던, 지킬 수도 약속할 수도 없는 불투명한 일을 가지고, 국민에게 희망 고문을 가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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