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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 지역민과 장애인이 함께 하는 문화제 ‘흑염소 없는 거, 또 보러 가요’

작성일 2023-10-1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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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여는 문화제- 


강화남부사회적농업협의회는 장애인과 지역민이 함께 하는 문화제 ‘흑염소 없는 거, 또 보러가요’(장애인 흑염소 문화제)를 10월 14일(토) 오후 4시에 강화군 길상면 선두리에 있는 카페 다루지 잔디광장에서 개최한다. 


행사의 주된 내용은 장애인들의 악기연주, 민화 전시, 영화 상영 등이다. 행사에 참여하는 장애인들은 각자 민화모임, 플롯모임, 영화모임, 오케스트라모임 등의 활동을 하는데, 문화제는 1년 동안의 활동결과를 지역주민들과 나누는 자리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행사인데, 올해에는 강화교육청특수교육센터 소속 청렴다방 모임의 장애인 학생들이 만든 과자가 제공되고 점자 이름 만들기 체험도 이뤄진다. 또한 주말마다 모이는 돌봄농장의 장애인 친구들과 부모들로 구성된 합창단도 출연한다.  


합창단원인 김송이 님은 행사 소책자에 사회적농업 경험을 이렇게 썼다. ‘4년 동안 주말농장을 다녔더니, 엄마들끼리 합창할 기회도 생기네요. 시우(장애인 자녀)와 함께 갈 곳이 있고, 시우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시우를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드리며….’


지역민들이 함께 하는 문화제-


장애인 흑염소 문화제는 장애인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함께 어우리지는 행사다. 


길상면 선두1리 심재반 이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 다루지를 행사장소로 제공했고, 길상면 이장단은 각 마을의 어르신들이 문화제에 참석할 수 있도록 이동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한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섹소폰 팀과 첼로 팀이 공연에 참여하며, 강화지역 행사에 단골로 참여하는 아줌마노래패 ‘어깨동무’도 찬조 출연한다.

 

장애인들의 민화와 함께 지역 화가들인 황대인 작가의 장애인 초상화 4점과 허용철 작가의 농부 관련 작품들도 전시된다. 아울러 87세 홍순문 어르신이 나무조각으로 만든 곤충 50여 점은 전시와 함께 판매된다. 


홍순문 어르신은 장애인 친구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나눠주자고 했으나, 주최 측은 참가하는 모든 장애인 친구들에게 나눠줄 수 없기에 싸게 팔되 그 수익금은 내년 행사기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후원-


장애인 흑염소 문화제는 여러 기관과 기업들의 후원으로 준비됐다. 강화교육청 특수교육지원센터는 평소 장애인들의 플룻모임과 영화모임의 장소를 제공하고 있으며, 각급학교의 장애인식 교육시간과 등굣길 음악회에 장애인 오케스트라 모임을 초청해 공연하도록 지원했다. 


또한 센터 소속 장애인학생모임(청렴다방)은 과자를 만들어 행사 참여자들에게 제공하고 점자이름 만드는 체험도 진행한다. 


한국농어촌공사, 인천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 현대그린푸드, 케이엠앤아이, 뉴앤디커피, 마리농장 등의 기관과 기업들도 행사를 지원해 주었다. 현대그린푸드와 케이엠앤아이는 문화제 주관단체인 강화마을협동조합의 거래처이기도 한데, 두 회사는 장애인의무고용 할당인원을 다 채웠다는 점에서 특별한 회사이기도 하다. 


현대그린푸드는 이와 관련해서 정부기관 표창을 여러 차례 받은 바 있다. 뉴앤디커피와 마리농장은 강화마을(협)의 사회적농업 활동을 함께 하는 회사들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사회적농업-


사회적농업은 농업을 기반으로 사회적 약자들과 지역사회가 함께 어우리지도록 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사업이다. 


강화에는 지정된 사회적농업체가 5곳인데, 이번 행사는 강화 남부지역의 3개 단체(강화마을협동조합, 큰나무캠푸힐주식회사, 진강산마을협동조합)가 강화남부사회적농업협의회를 구성해 주최한다. 


협의회의 안재원 대표는 “사회적농업은 농식품부가 지정하는 단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농업의 뜻에 공감하는 지역의 단체와 기관 그리고 개인들 모두가 참여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면서, 앞으로 강화남부지역에서 사회적농업의 뜻에 맞는 사업을 더 많이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적약자들을 위한 축제도 필요한 시대- 


농식품부의 사회적농업 선정기관 지원사업은 5년 동안 계속된다. 지난해에는 강화마을(협) 단독으로 문화제를 진행했는데, 여러 사회적농업 활동을 결산하는 뜻에서 진행한 것이었다. 


그런데 참여하는 장애인과 지역주민들의 반응이 좋아 계속 진행하기로 했고, 내용을 더 풍부하게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올해는 강화남부의 3개 사회적농업 기관들이 함께 준비했다. 


이와 관련하여 강화마을(협)의 유찬호 이사장은 “지역사회와 더 깊이 연대하려고 합니다. 5년 지원사업이 끝나더라도, 문화제를 더 알차게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라고 사업방향을 밝혔다. 

 

문화제 실무책임자인 장철준 팀장(29세)은 행사에 참가하는 장애인 팀과 지역민 팀 모두의 열의가 뜨겁다면서, “멀찍이서 구경하고 끝나는 축제가 아니라, 장애인, 지역주민, 방문객 구분 없이 어우러지며 스스로를 표현하는, 자기 표현의 장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놀랍고 대단한 축제도 좋지만, 자잘하고 정감 있어 편히 놀러 갈 수 있는 축제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 자신들의 목표라고 소개했다.


● 문화제 이름에 얽힌 사연


발달장애인 청년이 동네 흑염소를 보러다녔는데, 흑염소가 없어진 이후에도 계속 보러가자고 활동지원사를 보챘다. 활동지원사가 어느 날 “흑염소 이제 없어!” 하고 큰소리를 치자, 청년은 잠시 후 “흑염소 없는 거 보러가요.”라고 대답했다. 


활동지원사는 그 말에 잠시 말을 잊었고, 나중에 그걸 소재로 글을 썼다. 활동지원사를 아는 화가가 그 글을 읽고 그림을 그려주었고, 또 다른 화가가 그 그림을 바탕으로 행사 소책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문화제 이름이 ‘흑염소 없는 거, 보러가요’라고 지어졌다.

 

행사 소책자에 있는 흑염소에 얽힌 사연을 읽은 약사가 흑염소 값을 후원해줘서 올해 봄부터는 돌봄농장 친구들이 흑염소와도 같이 놀았다. 올해 두 번째 행사를 논의하면서, ‘2회’라고 하면 딱딱해 보여 ‘흑염소 없는 거, 또 보러가요’라고 이름지었다. 


● 문의 : 강화마을(협) 돌봄팀장 장철준 (010-4769-5629, 032-937-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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